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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째 기적 같은 밥 한 그릇…광주 ‘1000원 백반’ 모녀 ‘시민대상’

등록일 2021년10월21일 10시07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암으로 투병하면서도 식당일을 놓지 않았던 어머니는 “‘1000원 백반’을 계속 운영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김윤경씨(48)는 어머니와의 약속을 6년째 지켜내고 있다. 모녀는 식당을 유지하기 위해 일상도, 이윤도 포기했다. 대신 식당에는 따뜻한 밥 한끼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11년째 이어지고 있다.

광주 대인시장에서 대를 이어 1000원에 백반을 내고 있는 ‘해뜨는 식당’ 이야기다. 20일 점심시간, 테이블이 다섯 개뿐인 작은 식당에는 손님이 줄을 이었다. 메뉴는 ‘백반’ 하나. 밥과 된장국에 무생채, 두릅장아찌, 돼지고기볶음이 반찬으로 나왔다.

이날은 따로 담은 물김치가 추가됐다. 이 식당의 반찬은 김치나 나물 등 3가지가 원칙이다. 하지만 반찬이나 고기, 생선 등을 기부하는 사람이 있으면 추가 반찬을 낸다. 식사를 마친 손님들이 마시는 ‘봉지 커피’도 기부로 들어온 것이다.

 



지하철을 타고 식당을 찾았다는 A씨(77)는 “1000원 주고 어디 가서 이런 밥을 먹을 수 있겠느냐”면서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이 식당은 보물 같은 곳”이라고 했다. A씨처럼 광주 곳곳에서 이곳을 찾아 점심을 먹는 사람들이 하루 평균 90여명이나 된다.
 

 

1000원을 받고 백반을 파는 이 식당은 윤경씨의 어머니 고(故) 김선자씨가 2010년 8월 처음 시작했다. 김씨는 “젊은시절 어려울 때 주변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그때 빚을 죽기 전에 갚겠다”며 시장 골목에 식당을 열었다. 당시에도 한 달에 수십만원씩 적자가 났지만 김씨는 2남4녀인 자녀들이 보내주는 용돈까지 식당을 운영하는 데 썼다.
 


2012년 대장암 판정을 받은 뒤에도 식당을 계속했던 김씨가 투병 끝에 2015년 3월 세상을 뜨자 막내딸인 김씨가 한 달 뒤 식당을 이어받았다. “어머니가 떠난 후 잠시 자원봉사자들이 운영했는데, 책임지고 일할 사람이 없는 식당은 오래가지 못할 것 같아 제가 식당을 맡았다”는 김씨는 이제는 단골 손님들과 스스럼없이 지낸다. 빈 반찬통을 들고 온 손님들에게는 1000원을 더 받고 밥과 반찬을 가득 담아준다. 김씨는 “집에서 혼자 음식을 해 드실 수 없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해뜨는 식당’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후원은 줄었지만 다른 무료 식당들이 문을 닫으면서 손님이 크게 늘었다. 김씨가 보험설계업을 병행하면서 보태고 있지만 운영비를 충당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최근 비어가던 식료품 창고에 기부자들이 보내온 물품이 다시 쌓였다. 일부러 찾아와 밥을 먹은 뒤 1만원이나 5만원을 내는 시민들도 있다. 김씨는 “식료품 창고가 비어가면 ‘내일은 밥을 지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불안하다. 지금까지 식당을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후원해준 시민들과 식당일을 거들어준 자원봉사자들 덕”이라고 했다.
 


모녀는 올해 광주시 시민대상 ‘사회봉사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35회째인 광주시민대상에서 모녀가 함께 상을 받는 것은 처음이다. 시상식이 열리는 21일에도 ‘해뜨는 식당’은 1000원 백반을 차린다. 김씨는 “오전 일찍 식당에 나와 밥과 반찬을 준비해 뒀다가 점심 전에 서둘러 돌아올 계획”이라며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아 일요일과 공휴일만 빼고 문을 연다”고 말했다.

KDA연합취재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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