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6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두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주력인 반도체 부문 흑자 전환으로 이익 규모가 지난해(6400억원) 대비 931.25% 껑충 뛰었다. 매출액도 지난해 4개 분기 동안 한 번도 달성 못했던 70조원을 넘어섰다. 2022년 4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의 70조원대 복귀다.
지난해 실적 발목을 잡은 반도체 부분 흑자 전환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D램 수요가 늘어난 데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반도체 업황이 본격 회복되면서 이러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 매출액 71조원을 기록했다고 5일 잠정 공시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각각 134.04%, 4.75%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25%가량 크게 웃돌았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영업익 추정치를 5조2636억원로 집계했다.
실적 개선은 핵심 캐시카우(현금 창출원)인 반도체 부문(DS)이 이끈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의 절반을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 감산 효과가 본격화하고 업황이 개선되면서 판매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최대 20% 상승했다. 낸드플래시도 23∼28% 올랐다.
당초 시장에선 영업이익이 4조~5조원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올해도 이어지자 눈높이를 올렸다. 이보다 더 높은 수치를 내놓은 것이다.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선 1분기 DS부문에서 7000억~1조2000억원대 영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낸드 역시 적자 폭을 줄였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AI 서버용 HBM, 최신 규격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어난 것도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전체 HBM 판매에서 HBM3, HBM3E 등 첨단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SK증권은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사업부별 영업이익을 DS 부문에서 1조원, 스마트폰·TV·가전 등을 만드는 DX부문에서 4조원, 디스플레이를 담당하는 SDC 부문에서 3000억원을 거뒀을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