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황우여 비대위원장이 띄운 2인 지도체제론을 포함한 지도체제 개편에 대해 7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지도체제 개편의 부작용·정당성 등에 대해 찬반 양측의 갑론을박이 이어져서다.
여상규 국민의힘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특위 회의를 마친 후 만난 기자들에게 "결론을 내린 것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황 위원장이 지난 5일 2인 지도체제를 공식으로 띄웠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2년간 6차례 당대표·비상대책위원장이 바뀌면서 지도부가 무너지는 등 혼란을 겪었던 것을 반면교사 삼아 당내 안정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전당대회에서 1등이 당대표, 2등이 수석최고위원을 맡고, 당대표가 사퇴하면 수석최고위원이 당대표를 맡는 방식이 2인 지도체제의 골자다.
그러나 여당 일각에서는 지도부 안에서 갈등이 빚어지면 '봉숭아 학당'이 돼 더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대표에 출마하면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동훈 견제용'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차기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나경원 의원도 집단·2인 지도체제에 대해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집단지도체제는) 우리 당의 미래와 혁신, 통합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른바 하이브리드 체제도 올바른 대안이 아니다"며 "정도(正道)로 가야 한다. 책임 정치 실천, 안정적인 리더십 발휘를 위해서는 기존의 단일지도체제가 더 적합하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도 지도체제 변경에 대해 냉랭한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 위원장은 "단일 지도체제로 갈지, 2인 지도체제로 바꿀지, 집단지도체제로 바꿀지 의논을 시작했는데 '전당대회를 앞두고 급조된 특위에서 지도체제를 논의하는 건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부터 지도체제 논의에 앞서서 다양한 의견 표출됐기 때문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전당대회의 '당심·민심 반영 비율 조정' 문제도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여 위원장은 "8(당심)대 2(민심)와 7대 3이 굉장히 팽팽한데 양쪽 다 근거가 있고 일리가 있다"며 "당이 제대로 국민을 떠받드는 모양을 보여주기 위해 5대 5를 주장하는 분도 있었다"고 답했다.
특위는 오는 10일 오전 회의를 속개하고 지도체제 변경 여부·민심 반영 비율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고, 특위 활동 전날인 11일까지는 결론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특위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면 지도체제 변경은 무산된다. 여 위원장은 이에 대해 "결론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논의해야 하고, 논의된 것은 당에 플러스가 될 수 있게끔 하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