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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여성 정치인 실종 …“여전히 높은 장벽”

등록일 2024년01월30일 08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광주여성단체협의회·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광주YWCA가 지난 15일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245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후보 공천 30%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여성단체협의회 제공

 

4·10 총선을 70여일 앞두고 전국적으로 여성 정치인의 출마선언이 이어지고 있지만 광주·전남의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여성 정치인 기근 현상은 선거 때마다 되풀이돼 온 현상으로, 여성의 정치 참여와 양성평등 정책이 날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를 대변할 여성 정치인의 실종은 지역 정치권의 또 다른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광주시·전남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총선을 앞두고 예비주자들의 윤곽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이날 기준 제22대 총선 예비후보 등록자는 광주 43명, 전남 55명이다. 성별로는 광주의 경우 남성 35명, 여성 8명이며, 전남은 남성 50명, 여성 5명이다.

광주·전남지역 총 18개 선거구에 98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이 가운데 여성 예비후보는 13.3%에 불과한 13명에 그치고 있다.

광주에서는 동남을에 김해경 전 남부대학교 초빙교수, 서구갑에 박혜자 19대 의원, 북구을에 전진숙 전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김세미가 디지털시대공감 이사장 등이 출마를 선언했다.

전남에서는 담양·함평·영광·장성 선거구에 김영미 동신대 교수,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 권향엽 균형인사비서관·유현주 진보당 광양시위원장, 고흥·보성·장흥·강진에 김수정 전 민주당 부대변인 등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과거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여성이 지역구에 출마해 ‘금뱃지’를 단 사례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광주에서는 제13대부터 21대 총선까지 선출직 국회의원 54명 가운데 7.4%에 해당하는 4명(16대 김경천 전 의원, 19대 권은희·박혜자 전 의원, 21대 양향자 의원)만이 당선됐다. 이들 모두 당내 경선을 통한 당선이 아닌 전략공천이나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전남지역은 아예 여성 정치인이 자취를 감췄다.

제헌국회(1948년) 이후 국회에 입성한 여성 정치인은 지난 8~10대 김윤덕 전 의원(당시 나주군·광산군)이 유일하다. 1978년 10대 총선 이후 2020년 21대 총선까지 40여년 가까이 전남에서는 단 한 번도 여성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47조 제4항에서는 ‘정당이 임기만료에 따른 지역구 국회의원선거 및 지역구 지방의회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각각 전국 지역구 총수의 100분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성 의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정치 현실을 고려해 ‘여성할당제’가 도입됐으나 실제로는 지역구 후보 30% 여성 할당은 거의 이행되지 않고 있다. 또한 경선에 참여하는 여성 후보를 위해 가산점을 주고 있지만, 현실 정치 문턱을 넘기에는 여전히 힘겨운 실정이다.

김경례 광주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21대 국회에서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9.1%로 세계 121위를 기록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3.8%, 세계 평균 25.6%는 물론 아시아 지역 평균 20.8%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며 “과거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이 보장되지 못한 결과로 자본력, 조직력 등 모든 측면에서 남성에게 뒤처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이유로 비례, 재·보궐선거 외 선출직 여성 국회의원의 당선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구 후보 30%를 여성으로 공천하는 지역구 여성할당제가 권고 수준에 그쳤기 때문에 모든 정당이 실행하지 않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이대로라면 이번 총선에서도 각 정당들이 지역구 여성할당제를 무시하고 공천을 할테고, 22대에서는 지난 21대 총선보다도 더 적은 수의 여성 국회의원이 나올 것이라 예상된다”며 “이제라도 각 정당이 여성 공천 30%를 이행하고 특히 광주 서구을 같은 전략 선거구에 여성 후보자를 낙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광주·전남 총선에서 여성 당선인이 나오지 않는 것은 물론, 점차 여성 후보군도 줄어들고 있다”며 “남성 정치인들이 기득권의 주축이 됐고, 이들을 중심으로 한 지역 조직의 뿌리가 깊어 여성의 진입장벽이 높은만큼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정미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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