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의혹 감사위원회의 회의록 제출을 거부한 감사원에 대한 현장검증을 하기로 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15일 오전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최재해 감사원장이 회의록 제출을 거듭 거부하자, 오는 24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 현장검증을 통해 회의록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국회증언감정법의 ‘안건심의 또는 국정감사나 국정조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위원회 의결로 검증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이날 오후 법사위 의결 절차를 밟았다.
앞서 법사위는 지난달 25일 감사원에 두 건의 회의록(5월10일, 8월29일)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감사원은 지난 5월10일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의혹 감사 결과를 보고했지만, 감사위원회의에서 감사 보완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관저 이전 의혹에 대한 감사 내용이 특히 부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감사원은 석 달여 뒤인 8월29일 감사위원회의를 다시 열어 격론 끝에 감사보고서를 의결했지만, 이후 부실·허위·봐주기 감사 논란에 휩싸였다.
최 감사원장은 “감사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중간 과정에 불과한 회의록을 공개하면 감사위원들의 자유로운 의사 개진이 어렵다”며 반대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에는 국회 법사위 의결로 표적 감사 비판을 받는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감사원 감사 회의록이 법사위 의결로 공개된 바 있다.
감사원법은 자료제출 요구를 거부할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 벌금을 물릴 수 있다고 규정한다. 감사원은 이를 근거로 감사 거부 공무원들을 처벌해 왔다. 김승원·김용민 등 민주당 법사위 의원들은 감사원의 ‘내로남불’을 지적하며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감사원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 의결이나 고발을 요구했다.
이날 유상범·주진우·장동혁 의원 등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감사위원회의 회의록 공개에 반대했다.